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병동-실습이야기 4
젼현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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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06.01.25 18:23
오늘 아침 빗속에 집을 나서면서 환자분들께 ehda은 못되더라도 폐는 끼치지 말아야 할 텐데.. 하는 걱정으로 갈바리에 도착했다. 아담한 건물, 해묵은 나무들이 정겹다. 먼지하나 없이 구석구석 깔끔하게 청소해 주시는 자원봉사자들과 상냥하고 밝은 얼굴의 간호사분들, 또 다른 직원 분들도 반갑게 대해 주셔서 감사하다. 낯익은 수녀님을 뵈어 더욱 반가웠다,
오택선 할아버지를 돌봐 드리게 되었는데, 크게 해 드릴 일이 없어 팔다리만 성심껏 주물러 드렸다. 89세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화장실에 앉은 보습을 보이기 싫어 혼자 할 수 있으니까 밖에 있으라고 하시고, 머리를 단정하게 빗으려고 하시는 모습이 인상에 남는다. 같은 병실의 다른 환자분은 소장암으로 고통스러워하시는 모습을 보니 병에 걸려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살다 죽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싶다.
“내가 죄를 많이 지었나봐. 어떻게 이렇게 아플 수 있을까?”하시며 웅크린 채 고통을 참으시는 모습에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다.
다른 봉사활동도 성심껏 하겠지만, 집으로 돌아가면 우선 시부모님 팔다리부터 시원하게 주물러드려야겠다. 수녀님들을 비롯한 갈바리 직원 모든 분들께 사랑이 늘 함께하길 기도합니다. 감사합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