가끔 병동에서 일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아름다움을 맞닥뜨리는 순간이 있다.
아니 어쩌면 더 자주 일어난다. 다만 너무 바빠서 또는 무심해서 그냥 지나쳐 보낼 뿐...
혹은 일어난다기 보다 그냥 존재하고 있는데 우리의 거칠어지고 무뎌진 눈과 마음이 발견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.
소식지에 이미 실린 편지이지만.. 일상이 삭막하다고 느낄 때 다시 읽고 싶어지는 글이다.
사람을 감동시키고 메마른 마음에 물을 주는 사랑은 모두 위대하다.
마흔 한 살 환자의 생일을 맞아 동갑내기 남편이 쓴 편지의 일부~
오늘 이 편지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지만..
이런 사랑의 고백을 매 순간 하느님으로부터 그리고
옆 사람의 따뜻한 시선으로부터 받고 있다면 이미 우리의 삶은 더 할 나위 없이 빛나고 있지 않을까
"(생략)
이렇게 돌이켜 모든 시간이 흐르는 동안 자기는 내게 가장 아름다운 사랑하는 아내였고, 가장 친한 친구였고,
내 속마음을 꺼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어.
나의 싱그러운 봄이었으며, 즐거운 여름이었고, 낭만적인 가을과 따뜻한 겨울이었어.
그 모든 시간들을 당신을 통해서 느꼈던 것 같아.
우리가 지금 또 걸어가고 있는, 만나게 될 시간들이 있지만 우리 겁내지 말자.
비록 함께하지 못하는 자기가 겪게 되는 그 길도 하느님의 보살핌 안에 평안히 있기를 기도해..
다른 이들에게 평범한 한 시간, 일 분, 일 초가 내게는 너무 소중하고 그 순간 모두 자기를 기억하고 사랑해.
당신은 여전히 귀엽고 사랑스럽고 날 미소 짓게 해. 우리 매 순간을 기억하고 사랑하자."
언제 끝날지 모르는 터널 속을 지나가고 있는 젊은 부부의 사랑 이야기가
오늘 우리 삶의 자양분이 되어 우리도 좀 더 힘을 내서 사랑할 수 있는 하루가 되길 희망해 본다.